무속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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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지역의 무당 유형

이토츠 2024. 2. 9. 19:17

전라도 지역의 무당 유형

전라도 지역의 무당 유형
전라도 지역의 무당 유형

한국 남단에 위치한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당의 유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라도 굿은 전통적으로 무업을 집안 대대로 잇는 세습(世襲) 무당에 의해 전승되고 있습니다. 전라도에서 여성 무당은 '당골'이라 부르고 남성악사는 '고인'이라고 합니다. 전라도 세습무당 집안에서 남자가 태어나면 악사로 키우고 여자는 무당이 됩니다.

전라도 세습무당의 전승

이들은 세습무 집안 사이에 혼인을 맺어 남편과 부인이 짝을 이루어 굿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습무계의 여자들은 시집가기 전에는 굿을 배우지 않습니다. 무계집안으로 시집을 가서 시어머니에게 본격적인 무업을 배우면서 무당이 됩니다. 어느 정도 무업을 익히면 악사인 남편과 함께 짝을 이뤄 굿을 하게 됩니다. 즉, 전라도의 세습무당 집단은 남성 집안 중심으로 시어머니로부터 며느리의 사제권이 전승되는 것입니다.

박영태 무계

근래에는 전통적인 전라도 세습무당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라도 전통적인 세습무당이 거행하는 굿의 전승이 소멸되어 가는 현 상황에서 부부가 무업을 전승하는 거의 유일한 무계집단이 박영태 무계입니다. 현재 한국 남단의 도시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며 광주와 전라도를 중심으로 세습무굿을 이어가고 있는 박영태와 그의 부인 이장단 무당은 4대째 무업을 잇고 있는 집안의 굿을 전승하고 있는 전통적인 세습무당입니다. 이 날 열린 굿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되어 자정이 넘어서 끝났습니다. 굿상 앞에 서서 '정주'라는 타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여성이 이장단 무당입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 가장자리에 앉아 현악기 '아쟁'을 연주하는 남성이 이장단 무당의 남편인 박영태 악사(연주자)입니다. 남편 옆에서 긴 관악기 '대금'을 연주하는 악사는 이들 부부의 둘째 아들입니다. 그 외 다른 악사들은 박영태 부부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음악 파트너들입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부인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굿을 진행하면 남편은 부인이 부르는 노래와 춤의 반주음악을 연주합니다.

한국 무당의 유형

세습무당의 무계를 이해하기 앞서, 한국무당의 유형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무당의 유형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신이 내려서 내림굿을 통해 무당이 되는 강신무당과 신의 영력과 상관없이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굿을 배워 연행하는 세습무당이 있습니다. 박영태, 이장단 부부는 당연히 세습무당에 속합니다.

강신무당과 세습무당의 특징

강신무당과 세습무당은 지역적으로도 분포를 달리합니다. 대개 한강을 기준으로 북쪽지역에는 강신무당, 남쪽 지역에는 세습무당이 존재합니다. 강신무당은 접신을 한 상태에서 굿을 하므로 신내림을 확인하는 퍼포먼스가 중요합니다. 무당은 신이 내리는 것을 인간에게 확인시키기 위해서 맨발로 칼날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행위를 한다거나 통돼지를 삼지창 위에 세워서 균형을 잡는 묘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이 가득 담긴 항아리 위에 올라 춤을 추는 등 보편적인 사람들이 행하기 어려운 행위를 보여주며 신이 강림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강신무당은 신의 강림에 따라 각각 다른 무복을 교체해서 입고 신의 계시의 말 '공수'를 의뢰자들에게 전합니다. 강신무당이 무당이 되는 시기는 각각 다릅니다. 어떤 이는 10대에 혹은, 20대에 신병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이는 30대에 신의 기운을 감지하기도 합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신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몸부림을 치다가 결국 신어머니로부터 신내림 굿을 하며 무당의 길을 걷습니다. 신내림을 받은 이후부터 신어머니에게 사설 노래, 춤 등을 배우기 시작하므로 음악을 학습하는 기간이 세습무당보다 길지 않습니다. 무당이 된 후부터 짧은 시간에 노래와 춤 등을 배워 현장에 뛰어 들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강신무당은 세습무당처럼 숙련된 노래를 부를 수도 없고 수년에 걸쳐 몸에 익은 춤사위를 펼치지도 못합니다. 물론 강신무당들 중에서도 다른 무당에 비해 아름다운 노래와 춤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무당들이 굿판에서는 '큰 무당'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반면에, 세습무당굿에는 강신무당굿에서 보여주는 묘기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습무당은 굿판에 모은 이들에게 다른 뭔가를 보여 줘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춤과 음악입니다.

세습무당의 학습

세습무당은 집안 대대로 전승되는 굿을 어렸을 때부터 접하며 자연스럽게 노래와 춤 등을 익힙니다. 그래서 음악을 학습기간이 강신무당에 비해 긴 편입니다. 오랫동안 음악, 춤 그리고 굿에 관한 제반사항들을 습득한 세습무당은 강신무당보다 음악성이 뛰어난 편이며 펄쩍펄쩍 뛰는 강신무당의 춤보다 세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무당인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어머니의 노래를 듣고 자라기 때문에 음악성이 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태어나면 무당인 부모를 따라 굿판을 다니며 음악과 춤을 몸으로 익힙니다. 이렇게 세습무당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즉, '생득된 예술가'입니다. 세습무당은 신을 영접하지 않기 때문에 무복을 교체해 입지 않습니다. 세습무당의 굿에서는 굿상에 신이 내리며 무당이 연행하는 노래와 춤을 통해 신이 감흥되어 인간의 소원을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세습무당의 굿에서는 사설, 무가, 춤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지금까지 한국 무당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고 전라도 지역의 세습무당인 박영태, 이장단 부부의 굿을 감상하며 세습무당의 굿 연행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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