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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굿의 무당

이토츠 2024. 2. 8. 11:41

황해도 굿의 무당

황해도 굿의 무당
황해도 굿의 무당

황해도 굿의 무당과 악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해도에서는 무당을 '만신'이라고 합니다. '만(萬) 가지 신(神)을 모시는 이'라는 의미입니다. 황해도 만신은 굿을 하면서 신(神)이 무당의 몸에 내리는 강신무당(spirit-descended shaman)입니다. 종교학자들은 강신무당은 북방아시아 시베리아 지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황해도 만신은 한국의 여러 무당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강신무당입니다. 황해도 만신이 강신무당임을 알리는 여러 가지 '묘기'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슬아슬한 묘기가 아마도 '작두 타기'일 겁니다. 높이 설치된 작두에서 춤을 추는 황해도 만신의 모습을 보면 저들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황해도 무당은 무당이 되기 위한 징후인 신병(spiritual illness)을 체험합니다. 신병은 신의 부름을 받는 것입니다. 신병은 여러 가지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신병은 아무에게나 내리지 않는다. 흔히 주위에서 예능적 재질이 있는 사람을 '신끼(神氣)'가 있다고 하는데, 이 신기가 있는 사람만 신병을 앓습니다. 신기가 있는 사람은 무당이 되기 전에도 주위 사람들의 운명이 훤히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흔히 '자리 깔고 앉으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무당이 될 징조를 말하는 것입니다. 신병을 앓게 되면 숙명적으로 내림굿을 받아서 무당의 길을 걷게 됩니다. 내림굿을 받으면서 내림굿을 해 준 무당과 신어머니-신딸의 관계가 성립됩니다. 신딸은 신어머니에게 굿에 필요한 노래와 춤 등 여러 가지를 학습합니다. 보통 굿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만신이 되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황해도 굿의 큰 무당

황해도 무당 중에서 '큰 무당(great shaman)'으로 꼽는 이들은 흔히 '문서(text)가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문서'는 무당이 부르는 노래의 노랫말을 의미합니다. 황해도 만신은 굿판에 신을 모시고, 굿판에 오신 신을 즐겁게 놀리고, 신을 굿판에서 보내기 위해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굿판에 신을 모시기 위해 만신은 신의 내력과 성격 등을 장황하게 노래합니다. 보통 신을 모시는 노래는 30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길고 중요한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서 모시는 신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해도 만신은 작두를 타면서 신의 위엄을 보여주지만,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신의 내력과 성격을 노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결국 황해도 만신이 '큰 무당'이 되기 위해서는 노래가 중요합니다. 황해도 만신 중에서 가장 큰 무당으로 여겨지는 인간문화재 김금화 만신을 주제로 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황해도 굿의 악사

황해도 굿에는 그다지 많은 반주악기가 쓰이지 않습니다. 황해도 굿은 보통 장구와 징으로 반주를 합니다. 규모가 큰 굿에는 피리와 태평소를 연주하는 남성 악사가 더해집니다. 황해도 굿판에서 요즘 음악반주를 맡은 이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전문음악가가 아닙니다. 이들은 만신의 굿판을 오랫동안 다니면서 만신의 오래된 단골이 되고, 남들보다 뛰어난 예술성이 있어서 특별한 음악훈련을 받지 않고도 굿판의 음악을 배운 아마추어 음악가들입니다. 그렇기에 황해도 굿판에서는 장구잽이와 징잽이를 그냥 '할머니(grandma)' 또는 '이모(aunty)'라는 친족 호칭으로 부릅니다. 물론 황해도 굿판에서도 다른 지역의 굿판과 마찬가지로 악사를 일컫는 은어가 있어서 악사를 '기대'라고도 합니다. 화면의 악사는 서해안 풍어제 예능보유자였던 고 최음전 할머니입니다. 황해도 굿에서 장구할머니의 역할은 단순히 악기 반주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구할머니는 만신의 노래에 뒷소리를 받고 굿의 진행을 돕는 도우미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구할머니는 음악뿐만이 아니라 굿의 전반적인 내용과 절차에 대해 만신보다도 폭넓게 알아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만신이 연극적인 내용의 굿을 진행할 때 그 상대역을 맡기도 합니다. 그래서 만신들은 경험이 많은 장구할머니를 모시고 다니고, 젊은 만신들은 장구할머니에게서 굿에 대해 배웁니다. 요즘은 경험 많은 장구할머니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만신들마다 서로 모셔가려고 하다 보니 만신들보다 더 바쁜 장구할머니들이 많습니다. 규모가 큰 굿에서는 피리잽이가 고용됩니다. 피리잽이는 피리뿐만 태평소를 불기도 합니다. 화면의 악사는 서해안 풍어제 전승교육사였던 고 최수경 악사입니다. 피리잽이는 만신의 노래 반주를 할 때는 피리의 작은 소리로 노래를 반주하고 만신의 춤을 반주할 때는 태평소를 흐드러지게 불면서 굿판을 흥겹게 만듭니다. 이외에도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대금잽이와 해금잽이도 초청해서 삼현육각을 편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이런 삼현육각 편성은 거의 보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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