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음악
삼현육각의 특성 본문
삼현육각
굿판의 악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의 굿은 삼현육각(三絃六角) 반주를 기본으로 합니다. 삼현육각은 '여섯 대의 악기[六角]로 삼현풍류(三絃風流)를 연주한다'는 의미입니다. 여섯 대의 악기는 두 대의 피리(bamboo oboe), 대금(transverse bamboo flute), 해금(2-stringed fiddle), 장구(hourglass-shaped drum), 북(barrel drum)입니다. 삼현풍류란 말은 우리 선조들이 즐기던 음악을 말합니다. 이 음악은 굿판뿐만이 아니라 잔치판이나 놀이판에서 연주되던 음악입니다.
삼현육각의 활용
삼현육각 편성의 음악은 17세기 무렵부터 많이 쓰였습니다. 17-18세기 그려진 많은 그림에는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하는 그림이 많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군악대의 기본적인 편성이 피리, 대금, 해금, 장구, 북으로 편성된 삼현육각입니다. 18세기에 조선은 군대 조직을 정비합니다. 군대에서 빠질 수 없는 조직이 군악대입니다. 군악대는 군대의 행렬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화면의 그림은 김홍도 그림으로, 평양감사의 취임을 환영하는 잔치를 그린 그림입니다. 평양감사가 위쪽에 자리 잡았고, 뜰의 한복판에는 각종 무용을 하는 무용수들이 있습니다. 아래쪽에 빨간 옷을 입은 음악인들이 무용을 반주하는 음악을 연주합니다. 연주자들의 뒷모습이기에 어떤 악기를 연주하는지는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주자들이 여섯 명인 점으로 미루어 이들도 삼현육각을 연주하는 음악인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화면의 그림도 김홍도 그림으로 삼일유가의 한 장면입니다. 예전에는 과거에 급제하면 집안에서 성대한 잔치를 벌였습니다. 과거 급제자는 머리에 꽃으로 장식한 관을 쓰고 말을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행렬을 했습니다. 이 행렬의 앞에는 삼현육각을 연주하는 음악인들이 음악을 연주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축하의 행렬을 알렸습니다. 화면의 그림은 신윤복 그림으로 검무(sword dance)입니다. 한국의 무용 중에서 가장 흔한 무용이 양손에 칼을 들고 춤을 추는 검무입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검무의 반주도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했습니다. 지금도 검무는 삼현육각 반주를 합니다. 춤추는 무동의 화려한 몸동작이 방금이라도 그림 밖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여섯 명의 연주자 중에서 세 명은 갓을 썼고, 세 명은 전립을 썼습니다. 전립은 군인들이 쓰던 모자이고, 전립을 쓴 세 명의 연주자는 군대 소속의 음악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갓을 쓴 세 명의 연주자는 민간에서 음악을 전업으로 연주하던 음악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줄타기를 할 때도 음악은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합니다. 지금도 줄타기의 음악은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합니다. 삼현육각을 연주하는 여섯 명의 연주자를 갖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여섯 명의 악사를 부르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가 큰 굿일 경우에나 삼현육각을 제대로 편성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비용에 따라 악사의 수를 결정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 피리, 대금, 해금이 각각 하나씩으로 이루어진 삼(三)잽이 편성에 장구를 더하는 것을 보통 삼현육각 이라고 합니다. 굿의 규모가 이보다 작을 경우는 피리와 해금의 양(兩)잽이 편성으로 연주합니다. 양잽이로 연주하는 굿판의 모습을 화면의 『무당내력』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굿의 규모가 이보다 작을 경우는 피리 혼자, 즉 외[單]잽이로 굿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외잽이로 연주하는 굿판의 모습을 신윤복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현육각은 피리, 대금, 해금, 장구, 북의 편성으로 전통적으로 굿판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 잔치, 놀이에서 연주되던 음악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쟁
이번에 만날 악기는 가장 저음을 내는 악기인 아쟁입니다. 아쟁은 오동나무로 몸통을 만들고, 명주실을 꼬아서 줄을 만듭니다. 아쟁의 줄 수는 일정하지 않아서, 7줄부터 10줄 이상을 갖기도 합니다. 아쟁은 활대로 줄을 문질러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bowed instrument)입니다. 서울과 경기도는 고음을 선호하는 음악미학으로 해금을 선호합니다. 삼현육각에 해금이 편성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전라도에서는 저음을 선호하는 음악미학으로 해금을 연주하지 않고 아쟁을 연주합니다.
태평소
한국 악기 중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악기가 태평소입니다. 태평소는 나무로 만든 몸통을 갖는 겹서(double-reed)의 관악기입니다. 태평소의 서(reed)는 전통적으로는 갈대를 얇게 잘라서 만듭니다. 태평소의 한 쪽 끝에는 쇠로 만든 '동팔랑'이라는 반원형의 도구를 붙입니다. 동팔랑은 소리를 확대하는 기능을 합니다. 동팔랑으로 인해 태평소는 매우 큰 소리를 내는데, 한국 악기 중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악기가 바로 태평소입니다. 태평소는 뒷면에 1개의 손가락구멍(finger hole)을 갖고, 앞면에 7개의 손가락구멍을 갖습니다. 태평소는 매우 큰 소리를 내는 악기이기 때문에 굿판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연주하는 음악에 두루 쓰입니다. 농민들이 명절을 맞아 풍물굿을 연주할 때 태평소는 빠질 수 없는 악기입니다. 궁중의 여러 행사에서도 태평소를 연주합니다.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를 모시는 사당에서 드리는 제사를 종묘제례라 하고, 이 때 연주하는 음악을 종묘제례악이라고 합니다. 종묘제례악은 1964년에 한국의 첫 번째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한국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음악입니다. 지금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고, 종묘제례악을 연주합니다. 종묘에서 드리는 제사에서도 태평소가 장엄한 소리를 내면서 연주됩니다.
정리
굿판의 악기를 알아봤습니다. 굿판에서는 삼현육각이 기본입니다. 삼현육각은 두 대의 피리, 대금, 해금, 장구, 북의 편성입니다. 삼현육각 편성의 음악은 굿판뿐만 아니라 군대, 민간의 잔치, 무용, 줄타기 등에 두루 연주되던 음악입니다. 이외에 굿판에서 가장 저음을 내는 악기인 아쟁과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악기인 태평소도 알아봤습니다. 이외에 굿판에서는 많은 타악기가 연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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