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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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무당의 특성과 굿음악

이토츠 2024. 2. 7. 11:38

세습무당

세습무당의 특성과 굿음악
세습무당의 특성과 굿음악

한국의 무당은 강신무당과 세습무당으로 구분합니다. 세습무당은 집안 대대로 무업(shaman vocation)을 전승하는 무당입니다. 보통 여성인 무당의 노래는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전승됩니다. 남성이 연주하는 음악은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승됩니다. 세습무당은 굿을 하면서 신이 내리는 신의 체험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보통 흰 소복을 입고 굿을 하고 소품도 비교적 단순합니다. 그 대신 뭔가 특별한 행위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바로 화려한 공연예술입니다. 세습무당들은 이미 선천적으로 예술가의 지위를 획득(acquired)하고 태어납니다. 세습무당의 굿은 남방아시아와 유사한 남방 샤머니즘의 일종으로 여겨집니다. 세습무당은 한강 이남의 경기도 남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지에 존재합니다. 흔히 한강 이남의 세습무당들이 존재하는 지역을 시나위권이라고 합니다. 시나위라는 화려한 음악으로 굿을 거행하기 때문입니다. 시나위권의 굿음악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인 판소리, 시나위, 산조 등이 발전했습니다.

전라도 굿

세습무당의 굿 중에서도 가장 음악성이 뛰어난 굿으로 전라도 굿을 꼽습니다. 전라도 굿 중에서도 한반도 최남단의 진도에서 전승되는 진도 씻김굿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씻김굿은 사람이 죽었을 때 망자의 혼을 깨끗하게 씻겨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굿입니다. 전라도에서는 여성 무당을 보통 '당골' 또는 '당골레'라고 합니다. 세습무당 집안에서 딸이 태어나면 다른 세습무당 집안에 시집을 가서 시어머니의 무가를 배워서 전승합니다. 이를 '고부전승'이라고 합니다. 전라도에서는 남성 악사를 고인이라고 합니다. 전라도 사람들은 이를 '북 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북 고(鼓) 사람 인(人)'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고인'이라는 말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공인(工人)'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한국에서 남성 악사를 일컫는 용어 중에는 궁중의 음악인을 부르던 호칭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굿의 남성 악사를 '전악'이라 하고, 전라도에서는 남성 악사를 '고인'이라고 합니다. 전라도 고인은 아버지의 음악을 아들이 배워서 음악을 집안 대대로 전승합니다. 고인이 연주하는 음악을 보통 시나위라고 합니다. 시나위는 다양하게 변하는 무당의 무가의 맞춰서 다양한 변주를 연주하고, 악사의 음악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즉흥음악을 연주합니다. 시나위는 한국음악에서 가장 즉흥적인 음악으로 여겨집니다 전라도 굿에서는 사진에 보이듯이 아쟁과 대금을 주로 연주합니다. 전라도 사람들은 낮은음을 선호하는 음악미학을 갖기에, 피리보다는 대금, 해금보다는 아쟁을 선호합니다.

경기도 도당굿

한강 이남의 경기 남부도 세습무당의 권역입니다. 경기도에서 거행하는 마을굿인 도당굿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여성 무당을 지무 또는 미지라고 합니다. '작은 무당'이라는 뜻입니다. 사진의 인물은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도 도당굿 예능보유자였던 고 오수복 무당입니다. 경기도에서는 남성 악사를 화랭이라고 합니다. 화랭이는 신라 시대의 화랑(花郞)에서 온 말입니다. 남성 악사의 유래가 매우 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도 도당굿의 음악은 삼현육각으로 연주합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삼현육각으로 굿을 연주하는 현상은 보편적입니다. 경기도 굿에서는 남성 악사인 화랭이의 참여가 두드러집니다. 화랭이들은 악기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무가도 부르고 무극도 연행합니다. 그 어느 지역의 굿보다도 남성 악사의 역할이 큰 굿이 경기도 굿입니다.

남해안 별신굿

경상도 동부 지역인 통영, 거제 등지에서 전승되는 굿을 남해안 굿이라 합니다. 남해안 지역에서 거행하는 마을굿인 남해안 별신굿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남해안에서는 여성 무당을 대모라고 합니다. '큰 무당'이라는 뜻입니다. 오른쪽의 사진은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였던 고 정모연 대모입니다. 대모가 되어 큰 굿을 거행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불러야 할 노래도 많고, 각종 의식을 통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모가 굿을 하게 되면 사진에서와 같이 큰 머리를 씁니다. 정씨 집안에서 내려오는 이 큰 머리는 수 대를 걸쳐 대모들이 쓰던 것이라고 합니다. 남해안에서는 남성 악사를 산이라고 합니다. 특히, 남성 악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를 대사산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 별신굿의 예능보유자인 정영만은 이름난 대사산이 입니다. 왼쪽 사진이 정영만입니다. 정영만은 정모연 대모의 손주입니다. 대사산이는 장단을 연주하는 장구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무당의 노래를 받아서 바라지를 하고, 여러 무가를 부르고, 무극을 연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남해안 별신굿은 전라도 굿과 경상도 동부 굿의 점이지역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보통 삼현육각의 악기 외에도 아쟁 등이 더해집니다. 무당의 노래는 전라도 음악어법인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고, 전라도 굿에서는 보기 어려운 조너리채, 푸너리채와 같은 장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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